Act I-II_{(r1 문단 편집)}

=====# 11-1 #=====
>이 사이로 느껴지는 평평하고 단단한 감촉. 딱 원하던 느낌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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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날카롭고 삐죽삐죽한 모서리 때문에 혀가 간지럽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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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상실의 기억. 절박함과 실패로 이루어진 고통의 기억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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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하지만 소녀는 이 기억을 그렇게 묘사하지 않고 단 한마디, “슬픈 기억”으로 정리해버릴 것이다.
>어찌나 기대되는지, 미소를 숨길 수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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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안 먹어봐도 알 수 있다. 이건 아주 고소한 맛이 날 거라는 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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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소녀는 유리 조각을 깨물었다.
>----
>“오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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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하얀색과 검은색, 그리고 주황색과 초록색으로 이루어진 박쥐같은 생물이 소녀의 오른쪽 어깨 위에서 날갯짓하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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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나쁘지 않은데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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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이 생물의 이름은 팬즈다.
>
>“배고팠어?”
>
>검은색과 하얀색, 그리고 초록색과 주황색으로 이루어진 박쥐같은 생물이 소녀의 왼쪽 어깨 위에서 날갯짓하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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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배고플 땐 언제든지 말해.”
>
>이 생물의 이름은 드렘이다.
>
>“음~!”
>
>그녀는 행복에 가득 차 뺨에 손을 올리고 감탄했다. 이 사이로 유리 조각이 부서지는 감촉이 느껴졌다. 산산조각 난 유리와 그 가루가 혀를 덮었다. 따뜻한 느낌. 멋진 저녁식사...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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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이를테면 소금기를 머금은 진한 육즙으로 가득 찬 고기와 같은 맛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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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소녀의 어휘력은 그리 좋지 않았다. 입에서 침을 흘리며 그녀가 내뱉은 감상은... “맛있어” 뿐이었다.
>----
>“잘됐네!” 신난 듯이 날개를 퍼덕거리며 팬즈가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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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마시쪙!” 유리 조각을 삼키며 아유가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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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맛있어, 라... 정확히 어떻게 맛있니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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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아유의 등 뒤에서 드렘이 호기심에 찬 얼굴로 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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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응... 스테이크 같아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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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그렇게 말하며 아유는 앞으로 힘차게 걸어나갔다. ‘박쥐’들이 그 뒤를 따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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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스테이크는 어떤 맛이니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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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에휴, 드렘아…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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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길 잃은 아이를 대하는 듯한 억양으로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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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넌 아는 게 없구나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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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스테이크가 무슨 맛인지 모를 뿐인걸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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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드렘은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.
>
>“정말 어떤 맛인데?”
>----
>“고기 맛이지!” 아유가 그렇게 말하고선, 무언가 특이한 걸 발견했는지 공기 중에 떠다니던 유리 조각 하나를 움켜쥐었다.
>
>“그럼... 짠 맛인가?” 드렘이 물었다.
>
>“짜고 맛있는 맛!”
>
>맛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 아유는 방금 전에 움켜쥔 유리 조각을 입으로 털어넣었다. 웃음으로 가득 찬 새로운 삶과 성취와 축하의 기억이다. 
>
>아유의 언어로는 “행복한 기억”이다.
>
>“그래! 짠거 다음엔 단 걸 먹어야지!” 팬즈가 소리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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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봐, 팬즈가 드렘 너보다 똑똑하네!” 코로 웃음 소리를 내며 아유가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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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어.” 드렘이 말했다. “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다고...”
>----
>새로 찾은 유리 조각을 쪽쪽 빨며, 드렘의 말을 흘려듣듯 아유는 “응 그래”라고 대답한 후 콧노래를 부르면서 팔을 흔들었다. 유리 조각에선 설탕과 같은 맛과 감촉이 느껴졌다.
>
>그들의 앞으로는 백색의 세계가, 등 뒤로는 폐허로 가득 찬 대지가 펼쳐져 있다. 그 두 풍경은 같은 공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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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그리고 온 세상에는, 유리 조각이 흩뿌려져있다.
>
>온 세상에서, 맛있는 음식이 소녀를 기다리고 있다.
>
>아유가 어금니로 기억을 깨물어 부쉈다. 그 기억에 담긴 역사가 사라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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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먹을 것으로 가득 찬 이 세계에, 눈을 떴을 때부터 끊임없이 배고픈 소녀가 있다.

요약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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